박범훈 비리 의혹 사건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파우스트의 거래'라는 말이다. 박 전 수석이 사적인 욕망 때문에 총장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심마저 팔아버렸다는 의미 때문만이 아니다. 하버드 대학 총장을 지낸 데릭 복은 미국 대학의 기업화 현상을 '파우스트의 거래'에 비유하는데, 대학이 수익 창출이라는 욕망을 좇다가 결국 자신의 영혼을 팔아버린 신세가 되었다는 그의 지적은 바로 중앙대 사태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기업이 대학을 인수했을 때 벌어지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학이 기업처럼 바뀌고, 그렇게 기업화된 대학은 영혼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에 있다.